[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도깨비' 공유가 신부 김고은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고 죽어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에 놓였다.
공유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도깨비' 8회가 지나친 간접광고(PPL)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에서는 지은탁(김고은)이 자꾸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는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김신(공유)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행복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순간 멘붕에 빠졌고, 자신의 신부 지은탁을 살리기 위해 김신이 과연 검을 뽑고 죽을지, 아니면 지은탁이 죽을지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김은숙 작가의 대본과 이응복 PD의 연출, 그리고 배우진들의 탁월한 연기력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드라마 '도깨비'. 하지만 유일한 흠이라면 바로 'PPL'이다.
특히 이날 방송된 '도깨비' 8회는 "역대급 PPL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만든 6가지 장면을 정리해봤다.
1. 향초에 둘러 싸여 있는 도깨비와 신부
PPL 시작은 다름아닌 '향초'였다. 김신은 지은탁이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심란해졌다.
약을 먹은 뒤 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는 김신을 본 지은탁은 주변에 향초 수십개를 동시에 켜둔 채 김신 곁을 지켰다. 잠에서 깬 김신은 지은탁을 보며 "첫사랑이 엄청 아프네"라고 고백해 여심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뜬금없이 김신 주변에 놓여져 있는 향초에 많은 시청자들은 PPL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2. 유덕화에게 샌드위치 사주는 도깨비 신부
이날 지은탁(김고은)은 도깨비 김신(공유)가 적어둔 한자의 뜻을 해석하기 위해 '재벌 3세' 유덕화(육성재)에게 샌드위치 사주는 것을 빌미삼아 도움을 청했다.
방송에서는 지은탁이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것에서부터 유덕화가 먹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카메라 화면에 담겼다.
또 이보다 앞서 김신이 자살을 시도하려는 남성의 집에 찾아가 샌드위치를 건네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3. 숙취해소 음료를 마시는 도깨비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 김신은 지은탁과 걸으며 "나한테 할 말 있냐"며 "있을 텐데? 네가 뭐라고 해도 난 편견없이 받아들일 사람이란거 알면서"라고 질문을 유도했다.
지은탁은 "돈 많은 것 알겠는데 집에만 있는 것 괜찮아요?"라며 "고려 때 나랏일 한 게 다잖아요"라고 김신을 걱정했다.
김신은 "나도 직업이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고, 숙취해소제를 사람들에게 판매하면서 혼자 쭉 들이키는 김신의 모습이 화면에 그려졌다.
4. 화장품 향수 판매원으로 변신한 도깨비
매장에서 숙취해소 음료 판매하던 '도깨비' 김신이 이번에는 화장품 매장에서 향수를 파는 도깨비로 변신했다.
김신은 자신의 몸에 향수를 뿌리며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되게 오래 향기로울 수 있다네"라고 간접적으로 향수를 홍보한다.
온몸에 향수를 뿌린 김신은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맡으며 흠뻑 취하는 등 극중 내용과 동떨어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5. 가구 매장 판매원으로 변신한 도깨비
극중에서 도깨비 김신을 모시는 '재벌 회장' 유신우(김성겸)가 운영하는 것으로 그려진 가구 매장이 등장한다.
가구 판매원으로 변신한 김신은 손님에게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되게 단란할 수 있다네"라고 홍보한다.
손님은 "근데 왜 반말이세요?"라고 말했고, 김 비서가 "유재신 씨!"라고 말했다. 김신은 "미안하네"라며 "그것도 미안하네"라고 사극톤을 버리지 못했다.
6. 써니 가게에서 치킨 주문하는 저승사자
써니(유인나) 가게이자 지은탁이 아르바이트 하는 치킨집에도 PPL이 수두룩했다. 첫눈에 반한 써니를 위해 저승사자(이동욱)는 몇날 며칠 동안 치킨집에 나타났다.
저승사자가 지은탁에게 치킨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협찬하는 치킨업체 이름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노출됐다. 덕분에 김신은 매일 저녁밥 대신 치킨을 뜯어야만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저승사자가 집안에서 입고 있던 외투와 지은탁이 들고 있는 수건 등도 상표가 노출된 일종의 PPL이었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비 충당 목적으로 PPL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극의 흐름을 몰입하는데 방해할 정도로 과도했던 '도깨비' 8회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