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낯부끄러운 칠레 외교관 성추문 이후 칠레 한인 사회는 부끄러움 속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양이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칠레 교민 사회에서 한국어강좌가 폐쇄되고 지역구청의 모든 한류 행사가 금지됐다는 내용의 트윗이 게재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국제적 망신을 당해 교민사회가 큰 피해를 입게된 것 같다"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현지 시간) 칠레에서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한 방송사의 고발 몰래카메라가 공개됐다.
그는 공원에서 10대 소녀를 끌어안고 심각한 성희롱 발언을 내뱉었다. 그뿐 아니라 미성년자를 집으로 끌어들이며 "키스만 하겠다"고 말하는 모습도 공개돼 공분을 샀다.
최근 칠레에서는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던 차였다.
하지만 이 외교관의 행태가 전파를 타면서 한국인 교민들도 "연대 책임을 지고 사과하겠다"고 밝힐 만큼 파장이 컸다.
칠레 한인회는 지난 21일 열린 칠레한인-대사관 간담회를 갖고 "칠레 한인사회의 최대 과제는 이 사건이 계속해서 칠레 사회에서 회자되면서 혐한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 방송에서 문제를 더키우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또 "3~4000명의 K-pop팬들이 있는데 이들이 받은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박참사가 실적쌓기에 몰두하여 교민자체 행사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보고한 정황이 있으니 공금횡령여부도 철저히 조사하라"며 대사관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칠레 주재 유지은 대사는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본인의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인 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