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자신의 땅을 사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직에서 끌어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한국일보는 체육계와 재계,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2014년 8월 최순실 씨가 보유하고 있던 강원 평창군 일대 땅을 대한항공 측에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 취임한 이후로 대한항공 측은 평창 땅이 사업상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최순실 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최순실 씨 측이 평창 땅 매입을 거부한 조양호 회장에 앙심을 품고 있었다"며 "조양호 회장이 평창올림픽에서 이권을 챙기는데 방해가 되자 대통령을 통해 찍어내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조양호 회장은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과의 면담 통보를 받고 이틀 뒤인 지난 5월 3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당시 조양호 회장의 위원장직 사임 4시간 만에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후임으로 내정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조양호 회장은 문체부 관계자로부터 "김종 차관 등이 조양호 회장을 위원장직에서 자르기로 했다"는 내용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측은 이와 관련 "조양호 회장은 당시 최순실 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며 "최순실 씨 측으로부터 땅을 매입해 달라고 요청받은 바도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