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다치거나 병든 개들에게 수혈용 혈액을 공급하는 개를 '공혈견'이라 한다.
국내의 경우 대학병원 및 몇 곳에서 자체적으로 몇 마리씩 공혈견을 기르지만, 개 혈액의 90% 정도는 민간 독점업체인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끔찍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평생 '피 뽑는 기계' 취급을 받는 공혈견의 열악한 사육 실태다.
최근 동물 구조 단체 케어와 JTBC 뉴스룸은 수혈을 위해 감금돼 있는 '공혈견'들의 생활 환경을 탐사 보도 후 문제점을 지적해 보도했다.
동물 단체 케어와 JTBC 취재 결과 공혈견 집단 사육장의 환경은 말 그대로 끔찍했다.
약 300마리의 공혈견들은 비좁은 뜬장 안에 부대끼며 살며 청소한 지 오래돼 보이는 바닥에는 배설물과 토사물이 나뒹굴고 있었다.
게다가 녀석들은 사람들이 먹다 남긴 듯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물이 담겨 있어야 할 물통은 한동안 관리하지 않은 듯 녹조가 끼어 있는 처참한 환경이었다.
케어와 JTBC 측은 "병든 개들에게 수혈용 혈액을 공급하는 만큼 생활 환경과 청결한 위생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집단 사육장의 위생을 지적했다.
또한 취재진은 공혈견들의 정신질환 상태도 언급했다. 취재 당시 포착된 영상 속 공혈견들은 생기 없는 눈빛으로 응시하거나 우리 안을 빙빙 도는 정신질환인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국내에는 아직도 관련 지침이나 사육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터라 공혈견은 사실상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공혈견에 대한 적절한 관리·감독도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이와 관련해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방법도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공혈견 대신 동물의 헌혈이 보편화된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공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관련 지침이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