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당시 '최순실 옷' 입고 사과

인사이트지난 10월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박 대통령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연설문 개입 의혹을 처음 시인했던 지난 10월 25일.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첫 대국민담화 발표 당시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가 제작한 옷을 입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옷깃에 나뭇잎 모양의 자수가 새겨져 있는 보라색 차이나카라 자켓을 입고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한겨레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동안 최순실 씨가 운영하던 의상실에서 근무해온 디자이너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박 대통령이 원래 옷을 많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라 2, 3차 담화 때 옷은 분명하지 않다"며 "첫 담화 당시 입었던 옷은 지난해 순방 때 내가 디자인했던 옷"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A씨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맞춰 한 번 순방 때마다 적게는 6벌에서 많게는 8벌까지 옷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달 정도 전에 순방 계획이 나오면 빠듯했지만 어떻게든 시일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재단하고 옷을 짓는 분들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며 일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옷 제작 당시) 최순실 씨의 요구나 간섭은 많지 않았다"며 "간단하게 지시사항을 이야기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운영하던 의상실 직원들은 2년간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서 작성 및 4대보험조차 가입되어 있지 않는 등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패턴사, 재단사, 미싱사, 저까지 해서 4명이 일했다"며 "급여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한 달에 200만원을 받았다. 4대 보험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의상실이 어떻게 운영됐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동료들이 괜한 오해와 추궁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오해가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