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게임 업체 넥슨코리아에서 오버워치에 맞서기 위해 팀기반 1인칭 슈팅게임(FPS) '로브레이커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올해 9월 선정성 논란으로 '서든어택 2'의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넥슨에서 야심차게 선보이는 FPS 게임이다.
'로브레이커즈'는 미래 세계에서 평화와 질서를 지키려는 '로'와 이를 깨려는 '브레이커'의 싸움을 기본 세계관으로 다루고 있다.
오버워치의 대항마라고도 불리는 해당 게임은 미국 게임업체 '보스키 프로덕션'이 개발했으며 넥슨이 '퍼블리싱(배급)'을 맡았다.
그런데 아직 본격적인 게임 출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로브레이커즈'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게임 유저들의 입방아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바로 해당 게임이 넥슨의 자체 개발 상품이 아닌 '퍼블리싱'이라는 점이다.
퍼블리싱은 이미 만들어진 게임의 판권을 사들여 '홍보'와 '배급'만 맡는 것을 말한다. 넥슨은 올해 총 7종의 PC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는데 이 중 '5종'이 퍼블리싱이었다.
즉, 넥슨이 이윤 추구에 혈안이 돼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개발'은 등한시하고 퍼블리싱만 한다는 것이 게임 유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지금껏 과도하게 유저들의 현질을 유도해 온 넥슨의 행적을 보면 이번 '로브레이커즈' 또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넥슨 입장에서도 억울한 감은 없지 않아 있다.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퍼블리싱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행태는 한국 게임 업계의 전반적인 '현실'이기 때문이다.
2012년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강제 셧다운제가 실시되면서 한국의 게임 산업은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온라인 게임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자 리스크가 큰 자체 게임을 개발하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게임을 사들여 '판매'하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 4개 게임사의 올해 상반기 연구 개발 규모는 1,161억원으로 지난해 1,192억원에 비해 도리어 줄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퍼블리싱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다 보니 외주, 하청, 개발업체들과 불공정계약을 일삼고 자사 개발자들을 쥐어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결국 국내 게임 산업의 장기적인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 입을 모은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고스트, 타이탄의 연이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게임 개발에 노력한 덕에 '오버워치'라는 대작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블리자드의 태도는 한국 게임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축된 게임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선 산업 생태계를 바꾸려는 게임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시안적인 이윤 추구에 함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체 콘텐츠 개발에 투자해야 '경쟁력'있는 게임사로 거듭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