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실패한 총장'이라고 혹평했던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반 총장의 내년 대선 승리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매년 11월 이듬해 이슈들을 예측하는 'The World in 2017'판에서 '각성과 분열이 반기문 대통령을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그의 당선 가능성을 분석했다.
잡지는 새누리당이 16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잃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거대한 분노에 기름을 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고투하고 있다면서 "서서히 사그라지는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의 희망은 진보 진영의 분열, 문재인과 안철수 사이의 분열에 달렸고, 새누리당이 반 총장을 영입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무 측면에서 반 총장을 가장 따분한 사무총장 중 한 명으로 여기는 일각의 시각이 있지만, 한국에서 지지자들이 많다면서 정당 파벌주의와 거리를 둔 점이 호소력을 주고 있다고 잡지는 보도했다.
또한, 반 총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장관으로 재임해 진보 성향의 표심을 얻을 수 있고, 이념만큼이나 지역주의에 의한 투표가 이뤄지는 한국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사무총장 임기는 그가 많은 이들에게 중재자이자 해결사, 북한이 점점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매력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미래 대통령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금소득자들을 빈곤에서, 청년층을 실업에서 어떻게 탈출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목하고 "이런 문제에서 반 총장의 권위는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헬조선'을 외치하는 좌절된 청년들은 총선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고 잡지는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이 이들의 표심을 얻으려면 설득력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가 그렇게 한다면 승리를 안기는 결합, 즉 젊은층과 386세대의 표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86세대 일부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지금은 부동층이라고 잡지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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