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8일(토)

한국 '100만 촛불집회' 부러워하는 일본인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이가영 기자 = '쇼가 나이(어쩔 수 없어)', 저항 문화 사라진 일본 일각에서 한국의 촛불집회를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까지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지난 29일 도쿄신문은 일본의 '리버라루(진보)' 세력이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에 주목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일본 사회에는 저항 문화가 없다'라는 소제목으로 지난달 도쿄 외국어 대학에서 강연을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스베틀라나는 "후쿠시마 지역을 돌아본 뒤 체르노빌 사고 때처럼 국가가 인간의 생명에 대해 전체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회에는 사람들이 단결해 '저항'하는 문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같은 주장과 요구를 몇 천 번 계속하면 사람을 대하는 국가의 태도가 바뀌는데 일본에선 왜 저항 문화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저항 문화가 없는 일본'은 일본의 진보세력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인사이트SBS


일본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소수의 시민단체만 반발하고 있고 일반 시민들은 그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일본 복지단체 관계자는 한 매체에 "한국 국민 100만 명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파도를 만들 때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에선 일반 시민들 사이에 어떻게 저런 강력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몇몇 진보세력이 있지만 아직도 일반 시민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지 못하며 '저항'세력들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일본은 낮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쇼가 나이(어쩔 수 없어)'라는 반응을 보이며 대부분은 정부가 해주는 정책 수준에 만족하기 일쑤이다.


현 사태에 맞서 당당히 거리로 나온 한국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인정해주는 일본 진보세력의 주장은 연일 일본 언론에 부끄러운 한국 소식에서 그나마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이가영 기자 g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