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성폭행' 피하기 위해 수컷보다 지능 더 발달하는 암컷 물고기 (연구)

인사이트Dailymail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강압적인 교배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암컷 물고기의 지능이 발달한다는 놀라운 사실이 입증됐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암컷 물고기는 자신의 안전과 건강, 생존을 위해 지능이 발달하며 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스웨덴 스톡홀롬 대학교(Stockholm University) 연구진들은 야생의 포식자와 약자 관계에서 생존을 위해 약자의 지능이 더 발달하며 진화한다는 가설을 증명하려 했다.


그중에서도 암수 간의 갈등과 충돌에 집중했다. 상대적 약자인 암컷이 수컷의 위협과 강압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는 알아보기 위해 '모기 물고기(mosquitofish)'를 관찰했다.


다른 어류와는 다르게 모기 물고기들은 암수끼리의 '구애'의 과정이 없이 암컷의 몸에 수컷이 일방적으로 정자를 뿌려 번식한다. 이에 암컷의 의도와 상관없는 지속적인 산란 과정을 커지며 죽거나 병드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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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모기 물고기 쌍들을 관찰한 뒤 암컷이 낳은 새끼 물고기를 '1세대'로 설정하고, 최종적으로 '9세대'에 이르렀을 때 다시 뇌의 크기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암컷 물고기 뇌의 크기는 수컷보다 6%가량 더 무거웠고 크기도 더 컸다.


수석 연구원 세베린 뷔첼(Séverine Buechel)은 "뇌의 크기는 지능과 직결된 요소이므로 이 실험 결과는 암컷의 '지능 발달' 진화를 방증할 수 있다"며 "암컷 물고기들이 야생에서 자신을 보호하려 지능이 발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란기에 수컷 물고기들은 끊임없이 교미를 시도한다. 수컷은 교미 지느러미(Gonopodium)를 암컷에 접촉시켜 번식 본능을 충족한다.


하지만 쉴 새 없는 산란은 암컷 물고기의 수명을 줄이고 건강에 해롭다. 이에 암컷 물고기들은 '생존'을 위해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