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운전 중이던 버스기사가 '급성 뇌출혈' 고통에도 끝까지 핸들을 놓치지 않아 대형사고를 막았다.
버스를 세우고 쓰러진 버스기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8일 전북 소방본부와 전북고속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10시 5분쯤 전주에서 정읍으로 향하던 전북고속 소속 버스기사 한원기(55) 씨가 운전 도중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버스 안에 설치된 CCTV에는 버스기사 한씨가 복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도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핸들을 놓지 않고 갓길에 버스를 세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한씨가 고통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며 핸들을 놓지 않고 갓길에 버스를 세우는 등 훌륭하게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전주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진 한씨는 다행히 숨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뇌사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평소 국제구호단체에 정기후원을 할 정도로 이타심이 남달랐던 한씨. 고심하던 아내 이모씨는 남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아내 이씨는 "남편 친구들의 제안을 받고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남편도 다른 사람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는 일을 원하겠다 싶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버스기사 한씨의 가족들은 한씨 친구들과 함께 장기기증 방식 등을 논의한 뒤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