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심장질환 발병률이 키와 관련이 있다는 이색 연구가 발표됐다.
17일 문정근 가천대길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급성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 환자 1,490명을 분석한 결과 키가 작을수록 심장질환 발병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키가 큰 순서대로 정리한 뒤 A, B, C 세 개의 실험군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심부전' 비율이 키가 작은 C 시험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 확률도 A 시험군은 0%였던 반면, C 시험군은 3%나 됐다.
하지만 또 다른 심장질환인 '심근경색'의 경우에는 유의한 차이가 별로 없었다.
연구를 이끈 문정근 교수는 "키가 작은 사람은 심장의 좌심실 이완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심부전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심장 초음파를 이용해 키와 좌심실 이완 기능의 연관성을 최초로 연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70세 이상 남성의 경우 키가 1㎝ 작으면 심장에 좋지 않은 예후 인자 발생률이 약 5% 컸다"며 "다만 이미 심근경색이 발생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므로 키 몇 ㎝ 이상부터 위험군에 속한다고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키와 심장질환 발병률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 국제 의학 주간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는 키가 6.5cm 정도 작을 때 광상동맥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13.5% 증가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