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집회 참석 학생에게 "세상 하직할 수 있다" 막말한 신학대 교수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장로회신학대학교 게시판 캡처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11월 12일 토요일에 광화문 집회에 나갈 학생들은 제대로 하나님의 일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는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지난 10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철홍 교수가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쓴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학교 게시판에 '주술에 빠져 악령에 빙의된 사람은 누구인가? 박근혜 대통령인가 아니면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서 김 교수는 "최순실 집사가 예배도 헌금도 열심히 했다"며 "최순실 집사야말로 신학에 가장 근접한 훌륭한 신앙인"이라 극찬했다.


이어 "주술에 빠져 악령에 빙의된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 씨가 무당이라고 믿고 박근혜 대통령이 악령에 빙의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며 "최순실을 무당으로 몰아서 대통령을 악령이 든 사람으로 영적인 꼬리표(spiritual labeling)를 붙여서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서울에 핵 공격을 하여 내가 죽더라도 서울 시내에 있는 언론 무당들이 다 함께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조금 덜 억울한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김 교수의 본문에도 있지만 p.s.(추신·후기)에 쓴 부분이다.


인사이트장로회신학대학교 게시판 캡처


김 교수는 추신 부분에서 "지난 11월 8일 덕수궁 앞에서 신학생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70-80명의 장신대 학생들 중 오는 11월 12일 토요일에 광화문 집회에 나갈 학생들은 시위 도중 주변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건장한 아저씨들이 있는지 잘 살피길 바란다. 특히 시위 도중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넘어질 때 그 아저씨들이 다가오면 최대한 웅크려서 자신을 보호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광대뼈가 함몰되어 병원에 실려가 장기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제대로 하나님의 일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는 수도 있으니 주의 하도록"이라 적었다.


학생들은 해당 부분이 김 교수가 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가하는 협박이며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희화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 농민의 광대뼈가 손상된 것과 약 10개월간 혼수상태에 있다 사망한 것을 빗대 한 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밤길 조심해라'라는 조폭의 단어를 학생들에게 한 것"이라며 김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후 김 교수는 추신 부분을 삭제했지만 한 학생이 해당 부분을 다시 게재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끝장 토론'을 제안하며 "토론회에서 제가 사과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저를 굴복시키면 사과하겠습니다"라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