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택배박스를 버렸더니 모르는 사람에게 카톡이 왔어요"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연합뉴스 (우)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우연히 지나가다 택배 박스 버리신 거 보고 연락드립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 운송장을 찢어 버려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를 낳고 있다.


사진 속에는 한 여성이 '하트맨'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남성과 카톡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이 담겨있다.


여성 A씨는 지난 1일 오전 5시 44분께 모르는 사람에게 대뜸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이른 새벽에 울리는 카톡 알림에 A씨는 바로 "누구신데요'"고 답을 보냈다. A씨의 답에 '하트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B씨는 재빨리 "그쪽 보고 마음에 들어서요"라고 A씨에게 추파를 보냈다.


A씨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번호를 모르는 사람에게 준 적도 없을뿐더러 상대방은 카톡 친구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B씨에게 뭐 보고 연락하신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B씨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 "이렇게 연락하면 안 되는 줄 아는데 죄송하다"며 답을 회피했다.


당황한 A씨는 "뭐보고 연락했냐"며 재차 추궁했고 결국 B씨는 "우연히 지나가다 택배 버리는 것 보고 (연락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B씨는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연락하면 안되죠?"라고 뻔뻔하게 되물었다.


이에 A씨는 "번호 지워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모르는 남이 (제) 번호를 들고 있다는 게 조금 그렇다. 죄송하다"고 카톡을 보낸 뒤 B씨가 보내는 카톡을 무시했다.


A씨는 소름 끼치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무심코 버린 택배 박스 때문에 제삼자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


그런데 실제 아파트나 빌라 등 거주 지역이 밀집된 곳에서는 A씨처럼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운송장'을 떼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무심결에 흘린 개인정보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며 "택배 박스 등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는 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