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측근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기 전 재단과 관련된 이권을 차지하려 민간 기업에게 조폭 수준의 공갈과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향신문는 최 씨의 측근들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에 지분 80%를 매각하라고 압박했다며 2015년 6월15일에 녹음된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 속에는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해당 업체는 물론 광고주까지 세무조사를 하고 대표이사를 '묻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송 원장은 "무슨 재단이 있는데 기업이 많이 있다. 광고주들을 다 이끌어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며 "포레카 지분 80%를 '그들'에게 넘기라"고 압박했다.
다짜고짜 협박하는 송 원장에 민간 기업 관계자가 "말을 들어야 하냐"고 묻자 송 원장은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거기에서 손 떼고 거기 없애'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송 원장은 배후에 대해서는 "절대 묻지 말아라. 알면 다친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최순실의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CF감독과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의 강제 매입 시도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