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국권이 회복되면 나의 유해를 고국에 묻어 달라."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7주년을 맞은 가운데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안 의사의 유해가 일본에 있다는 주장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주장은 지난 2013년 발간된 '시대의 스타카토 역사의 포르테포르티씨모 안중근 이상 남인수 황우석 김연아'의 저자 허훈 역사 인문 작가의 추측이다.
1909년 10월 26일 안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조선총독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당시 일본 내에서는 테러범 안중근을 일본으로 압송하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를 토대로 허씨는 "일제는 안중근 의사를 일본으로 강제 이송하려 했는데 미국과 영국의 압력으로 뤼순 형무소에서 형을 집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 소재지를 '이토 히로부미'의 무덤가라고 지목하며 일본이 유해기록물을 아직까지 내놓지 못하는 이유를 근거로 들었다.
현재까지 이토 히로부미의 묘지는 평소에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고 이토가 사망한 10월 26일 한시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허씨는 "안 의사 유해가 이토의 무덤가에 굴욕적으로 묻혀있다는 대전제 하에 일본에게 정밀탐사를 요청해 국내외적으로 관심과 반응을 일으켜야 한다"며 "그와 동시에 일본이 관련 기록물을 내놓게 하는 이중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는 중국 뤼순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사형 집행 이틀 전 안 의사는 동생 안정근, 안공근에게 "하얼빈 공원에 묻어 뒀다가 국권이 회복되면 유해를 고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 순국 106주기를 맞은 현재도 국가보훈처는 유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권을 회복한 고국에 유해라도 묻히고 싶어한 안 의사의 지켜지지 못한 유언이 후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