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故 문옥주 할머니가 떠나신 20주기입니다"

인사이트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일본땅을 다 주어도 내 청춘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26일 꽃다운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피해자 진실규명에 힘썼던 고(故) 문옥주 할머니의 20주기를 맞았다.


문 할머니는 1936년 16살 어린 나이에 일본 헌병대에 끌려가 만주와 미얀마 등지에서 성(性) 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다.


당시 문 할머니는 그 대가로 일본 정부에서 주어진 '군사우편 예금'을 일본 우정성으로부터 돌려받기 위해 1991년 故 김학순 할머니에 이어 스스로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혔다.


대구에서 최초, 전국에서 두 번째로 위안부로 겪었던 일들을 증언하며 일본 법정에 섰던 문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군사우편저금 반환운동을 펼치며 피해자 진실 규명을 위해 투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996년 10월 26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허름한 임대 아파트에서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 평생을 홀로 이겨내야 했던 문 할머니는 7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문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이 아니면 어떤 것도 필요치 않다"며 당시 일본 정부에서 지급하려 했던 '아시아 여성을 위한 평화국민기금'도 단호하게 거절했다.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 가슴에 맺힌 한(恨)을 풀지 못하고 떠난 故 문옥주 할머니 앞에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