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위안부 할머니 앞에 한 일본인 할아버지가 나타나 무릎을 꿇었다.
19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천253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무릎을 꿇는 일본 할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속에는 위안부 생존자 김복동(90), 길원옥(80) 할머니를 향해 고개를 숙인 채 사죄의 말을 건네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허리 굽혀 할머니들을 향해 고개를 떨군 이 용감한 할아버지의 이름은 엔도 도루(78)로, 현재 세이신여자대학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엔도 교수는 자신의 조국 일본을 대신해 사과의 말을 전하기 위해 노쇠한 몸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이날 엔도 교수는 "저는 일본인입니다"라며 운을 뗀 후 "일본이 과거 한국분들께 셀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해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사죄하러 왔다"고 전했다.
이어 "종군 위안부 분들께도 손을 모아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인 엔도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앞에서 각각 1번씩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이에 앞서 엔도 교수는 아침 8시께 소녀상 앞에 도착해 홀로 사죄의 기도를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엔도 교수는 이틑날 일본에 돌아가기 전 화성 제암리교회, 파고다공원, 서대문형무소 등 일제의 만행 속에서 죽어가던 한국인들의 아픔이 서린 역사적 장소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