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 경제'가 표류하고 있다.
17일 JTBC는 연구소 이름에 '창조'만 달면 정부가 허술한 검증절차를 거쳐 지원금을 지급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새로 설립된 연구소 기업은 212곳에 달했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연구소 기업에 지원을 늘려온 결과다.
그러나 이들 중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을 올린 기업은 23곳뿐으로 전체 250곳 중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에서 받은 연구비를 횡령하거나 회사의 외상 대금을 갚는 데 사용해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이 시기에 세워진 연구소 기업들이 정부 예산을 타기 위해 무리해서 설립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했다고 홍보한 창업보유기업 1,102곳 중 주소불명의 기업이 547곳으로 49.6%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대전지검은 교육업체 '아이카이스트'의 김성진(32) 대표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이카이스트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 모델'로 지목할 정도로 주목을 받아 기업이다.
2013년 박 대통령은 아이카이스트를 방문해 이 업체가 개발한 전자칠판 등을 시연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김 대표는 회사 매출액, 보유기술 수준 등을 부풀려 투자자들로부터 170억 원을 모금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정부의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각종 특혜를 입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법정 구속이 이뤄지면 정부 인증 절차와 지원의 취소 등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