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다시는 저희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랍니다. "
13일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전자 협력업체에서 메틸알코올 중독 사고를 당한 피해자 2명이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2명은 각각 삼성전자 3차 협력업체인 경기도 부천 소재 덕용 ENG와 인천 소재 공장 BK테크에서 일하다가 실명 사고를 당했다.
김 씨는 덕용ENG에서 12시간 야간 근무를 하다 올해 2월 호흡곤란과 함께 앞이 안 보이는 증세를 겪었다.
병원을 찾았지만 오른쪽 눈은 완전 실명됐고 왼쪽 눈은 10% 정도 실루엣을 확인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됐지만 파견회사와 사용회사 모두 연락이 되지 않았다.
BK테크에서 일하던 정씨는 몸이 좋지 않아 조퇴했다가 집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그리고 실루엣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멀었다.
이런 상황이지만 사용회사는 "어차피 산재는 안된다"며 합의를 종용했고 정씨는 말도 안되는 액수에 합의를 보고 말았다.
이들은 "하루종일 메틸알코올에 노출됐는데도 정체도 몰랐고 알려준 사람도 없었다"며 "안전교육은커녕 보호장구도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하청업체 덕용ENG, YN테크, BK테크 등 3개 업체에서는 이미 메틸알코올 중독사고가 발생했고 노동부는 이곳에서 일한 노동자들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3개월 단위로 100명씩 파견노동자를 교체해 사용한 만큼 연간 400명이 메틸알코올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노동부가 파악하고 있는 인원은 266명 뿐"이라며 "다시는 저희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노동자 건강권 보호제도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은 노동부가 파악한 피해자 명단에도 들어있지 않으며 산재 처리조차 되지 않아 기자회견과 함께 산재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노동건강연대가 주최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