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129명이 사망한 '대구 희망원'의 실체를 파헤쳤다.
지난 8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의 '가려진 죽음'편에서는 대구 희망원에서 수십 년 동안 자행된 인권유린을 집중 조명했다.
대구시에 위치한 희망원에서는 지난 2년 8개월 동안 생활인 129명이 사망했다. 희망원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수치이지만 그동안 이와 관련해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취재 결과 희망원에서는 폭행과 감금 등 인권유린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희망원 출신인 임대관 씨는 "10살 무렵 희망원에 잡혀가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심지어 개 목줄을 하고 감금 당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3일을 때리는데 맞다가 기절했다. 기절했다가 깨면 또 때렸다"며 "희망원에서 일주일에 5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고백해 경악하게 했다.
또한 "죽자마자 시체를 치우는 것도 아니었다"며 "3, 4일 지난걸 보면 사체 상태가 안 좋았다. 쥐가 눈을 파먹은 것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남성은 "13살 때 거리를 떠돌다 희망원 단속반에 잡혀 들어갔다"며 "동의도 없이 무작정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희망원에서 6년 동안 근무한 자원봉사자에 따르면 희망원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음식을 먹이는 등 비인간적인 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다.
희망원에는 한 달 이상 사람을 독방에 가둬두는 공간이 존재했고, 의료시설이나 안전관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희망원의 냉장고는 온통 술로 가득차 있었지만 냉장 보관해야 할 약은 상온에 방치돼 있었다. 직원은 "명절 행사용으로 나온 것"이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직원들은 칼퇴근과 단축 근무를 위해 생활인에게 저녁 약을 오후 3시에 먹였고, 강한 진정 성분이 있는 약을 투여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희망원은 죽은 사람들 중 90%가 병사라고 밝혔지만 관리 소홀로 인해 생활인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희망원을 담당하는 대구 천주교 교구는 군사정권과 친밀한 관계로 떳떳하지 못한 이득을 챙겨오기도 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그러고도 사람이냐? 가톨릭이란 이름 붙이는 것도 부끄러운 줄 알아라", "대구 사람으로서 진짜 부끄럽다,제발 좀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자", "철저히 조사해서 강력처벌해라"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에서 운영했던 희망원은 지난 1980년부터 대구 천주교회유지재단에서 위탁 운영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 거주시설, 정신요양시설, 노숙인 요양시설과 재활시설 등 4곳에 1천214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오는 10일부터 희망원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