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퇴근길 꽉 막힌 119구급차 앞에 벌어진 '모세의 기적'

인사이트119구급차에 길 비켜주는 차량들 / 연합뉴스


심정지 환자를 이송하던 119구급차가 시민의 양보로 '골든타임'을 지켰다.


지난달 24일 오후 5시 35분께 전북 완주군에 사는 김모(76)씨가 갑자기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김씨는 심장 박동이 멈추고 호흡과 맥박이 정지된 매우 위급한 상태였다.


구급대는 흉부 압박을 하며 환자를 이송했지만, 또 한가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었다.


출동 시간이 퇴근 시간대였고, 환자의 집인 완주군 봉동읍에서 이송 병원인 전북대병원으로 가는 구간은 완주 공단에서 전주 방향으로 퇴근하는 차량이 밀리는 상습 정체구간이었다.


특히 용진삼거리에서 자동차등록사업소까지 2km 구간은 퇴근 시간대 평소 30여분이 걸리는 곳이다.


인사이트119구급차에 길 비켜주는 차량들 / 연합뉴스


구급대는 급한 대로 사이렌을 울렸고, 잠시 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편도 2차로에 가득 서 있던 차량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가운데 '생명의 차선'이 하나 생겨났다.


구급대는 이 길을 통해 전북대병원까지 15분 만에 환자를 이송할 수 있었다.


신속히 이송된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자가호흡이 돌아왔다.


전북소방본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일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출동했던 소방 관계자는 "구급차에 길을 양보한 시민께 감사를 드린다"며 "얼마 전에 구급 차량을 가로막고 고의로 들이받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이번 경우처럼 긴급차량 출동로 확보는 생명을 구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