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 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참석한 아베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민진당 오가와 준야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보도했다.
사죄 편지는 지난해 12월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추가된 내용으로 한국 정부는 합의에 따라 일본에서 10억 엔을 지급할 때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아베 총리의 사죄 편지를 함께 보내는 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일간) 합의 내용을 양국이 성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며 "(편지는 합의) 내용 밖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감성적 부분의 추가 조치에 대해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 가진 전후(일본의 2차대전 패전 이후) 70년 담화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며 직접적인 사과는 계속 피해왔다.
또한 지난 8월 15일 일본 패전일을 맞아 가진 희생자 추도식에서도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며 "역사를 겸허하게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취임 이후 4년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거론된 사죄편지는 일본 시민들 또한 요구하고 있어서 국내외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