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30일(월)

몸에 안 맞는 '전투복' 입고 '골병' 드는 대한민국 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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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훈련병이 근육, 인대 등 근골격계 손상이나 통증 등을 경험하는 비율이 소방 구급대원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김광숙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연구팀이 전방사단 2개 육군 부대에 현역병으로 입대한 훈련병 4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훈련병의 근골격계 증상 발생률은 29.6%로 소방 구급대원의 27%보다 높았다.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 중 7일 이상 지속해서 신체의 10개 부위 중 하나라도 통증, 뻣뻣함, 쑤심, 화끈거림 등의 증상을 중간 강도 이상으로 경험한 비율을 칭한다.


비교 대상인 구급대원의 근골격계 증상은 지난 1년간 1개월에 1번 이상 혹은 7일 이상 중간 강도 이상의 증상을 경험한 경우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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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의 교신저자인 김 교수는 "구급대원과의 명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확실한 건 육군 훈련병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근골격계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 부위별 근골격계 증상 발생률은 등·허리·골반(10.8%), 무릎(10.1%), 어깨(7.7%), 발·발가락(5.6%), 발목(4.8%) 순이었다.


근골격계 증상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훈련에 대한 신체적 부담감'이었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훈련에 대한 신체적 부담감이 1점 증가할 때 근골격계 증상 경험 확률은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몸에 맞지 않는 전투화, 전투복을 착용하고 훈련을 받는 데 대한 신체적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몸에 안 맞는 장비를 착용하는 데 대한 부담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한 집단에서 유의하게 높았다"며 "전투화와 전투복의 개선을 통한 근골격계 증상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완전 군장을 하고 야간에 울퉁불퉁하거나 경사진 지형을 행군하기'도 주요 원인이었다.


부자연스럽거나 오랜 시간 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교육이나 중 허리를 쭉 펴고 바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무릎 앉아 혹은 쪼그려 않아 자세를 유지하기' 등에 대한 부담도 컸다.


연구팀은 "훈련병의 근골격계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훈련 전과 후에 스트레칭을 격려하고 전투화나 보호 장비를 적절히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등의 인체공학적 중재가 필요하다"며 "훈련 중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전략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논문은 '대한간호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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