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O형 혈액이 '수급 비상'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O형 혈액 보유분이 한때 '경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0시 기준) 현재 O형 혈액은 2일분이 남아있는 사태다. 지난 29일에는 O형 1.8일분에 불과해 적혈구제제 2일분 미만일때 나타나는 '경계 단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O형 혈액은 특히 사용량이 많은데다 날씨가 추워지면 통상 헌혈자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올 겨울, O형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혈액형 상황도 좋지는 않다. 모든 혈액형 합계 평균 보유 상태는 2.5일분으로, A형이 2.5일분, B형이 3.2일분, AB형이 2.6일분에 불과하다.
혈액 부족 사태를 자주 겪는 이유로 대한적십자사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헌혈자 감소'를 꼽고 있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불신 때문에 헌혈 의지가 사라진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 상에서 유행했던 '헌혈괴담'도 큰 몫을 했다. "헌혈한 뒤 얻는 헌혈증서는 종이 쪼가리일 뿐, 별로 소용이 없다"는 괴담이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헌혈 의지를 크게 꺾은 것이다.
적십자사가 '해당 게시물은 허위'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은 괴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적십자사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관리 미수로 버려지는 피가 많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적십자사의 관리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분초를 다투는 환자들에게 혈액은 필요하고, 헌혈자는 감소하는 가운데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에 동참에 달라"고 호소만 하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