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현대기아차에서 만드는 20개 차종에서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결함이 발생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8일 연합뉴스 TV는 현대기아차가 만든 20개 차종에서 '핸들 잠김 현상'이 발생했지만 회사 측이 알고도 모르는척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현대기아차가 2000년대 들어 적용한 MDPS, 즉 전동식 모터 조향 방식의 핸들에서 주행 중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제기됐다.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한 해에도 십여 건씩 전해졌지만, 회사 측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조치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핸들 작동 시 반도체 기판에 휨 현상이 나타나면서 부품 일부에 금이 가고 핸들이 무거워진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해당 문제가 나타나는 차종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20개 차종이었다.
고속주행 중 해당 문제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현대기아차는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워런티 교체해주기로 했다.
해당 결함이 발생하는 차량을 리콜하거나 무상 수리할 경우보다 최대 1천억 원(미국 기준, 국내 500억 원)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핸들이 좀 무거워지고 경고등이 들어오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며 판매 차량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운행 중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등록 차량의 60%인 1,250만대로 추산되는 만큼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