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정부 기관이 만든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가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행한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가 황당하고 불필요한 내용으로 취업준비생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 진로가이드는 정부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015년 추경예산 20억원을 지원받아 구직자의 진로 및 경력설계 지원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해당 진로가이드가 터무니없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지적했다.
가이드북에서는 스페인어 전공자에게 '플라멩코 댄서'를 권하고, 철학 전공자에게 '웨딩플레너'가 되라고 조언하고 있다.
'스페인어를 배운 학생의 스페인어 능력과 스페인 문화·문학에 대한 지식은 스페인 춤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식이다.
이 의원 측은 가이드북의 내용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예산 낭비도 있었음을 지적했다.
가이드북 제작에 투입된 사업비 20억 원 중 인쇄비에 투입된 비용이 대략 9억 3천만 원으로 전체 사업비 중 46.4%에 달한다.
이용득 의원은 "청년고용 실적을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식 사업의 극치"라며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겠다며 추경예산까지 받아가며 진행한 사업이 되려 심각한 취업난에 고통받는 청년들을 우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취업지원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