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격투기 헤비급의 자존심 명현만(31·압구정짐)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배했다.
명현만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리진 FF 월드 그랑프리 2016' 무차별급 토너먼트 1회전에서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을 상대로 1라운드 2분 39초를 남기고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서브미션 패했다.
킥복싱이 주력인 명현만과 화끈한 타격기가 장기인 크로캅의 경기는 예상과는 달리 그라운드에서 승부가 갈렸다.
명현만은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니킥으로 크로캅을 압박하며 링으로 몰아붙였다.
노련한 크로캅은 곧바로 명현만과 자리를 바꾼 뒤 쓰러트리고 마운트에 들어갔다.
명현만 위에 올라탄 크로캅은 계속해서 주먹을 뻗었고, 한쪽 팔과 목을 함께 조르는 트라이앵글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
리진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존속했던 프라이드의 주요 인사가 설립한 일본의 종합격투기 단체다.
신생단체로 강력한 흥행카드가 필요했던 리진은 크로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명현만은 크로캅의 복귀전 대진 상대로 낙점됐다.
크로캅은 과거 프라이드와 K-1에서 활약하다 UFC로 옮겼지만,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 적발 이후 은퇴선언을 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크로캅의 은퇴선언과 무관하게 2년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리진은 일본 단체라 크로캅의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불명예스럽게 UFC를 떠난 크로캅이지만, 명현만을 상대로 가볍게 승리하며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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