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주로 정신병에 걸린 척하는 수법으로, 체육인은 인위적으로 체중을 불리는 수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아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병역 면탈(회피) 혐의로 사법기관에 넘겨진 사람은 178명이었고 이 가운데 연예인과 체육인은 모두 27명(15.2%)으로 집계됐다.
병역 회피 혐의로 적발된 연예인은 13명이었다. 이들 중 정신병에 걸린 척하는 수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사람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정신병자 행세를 하며 정신과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받아 병무청에 제출하는 수법을 썼다.
작년 8월 병역 회피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가수 김모 씨의 경우 "귀신이 보인다"며 환시·환청 증상을 호소해 정신병 진단서를 받고 징병 신체검사에서 4급(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적발된 연예인 가운데는 고의로 어깨 탈골을 일으킨 사람과 인위적으로 체중을 줄인 사람도 1명씩 있었다.
같은 기간 병역 회피 혐의로 적발된 체육인은 14명으로, 이 가운데 고의로 체중을 불리는 수법을 쓴 사람이 13명에 달했다. 나머지 1명은 일부러 다리를 휘게 해 키를 줄인 사람이었다.
체육인들은 평소에 하던 운동을 갑자기 중단하고 체중을 급격히 늘려 체질량지수(BMI) 기준치 초과 판정을 받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만평가지표인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 산출한다.
김중로 의원은 "연예인과 체육인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는 고위공직자, 고소득자, 연예인, 체육인 등의 병역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예인과 체육인의 병역 회피가 근절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성실한 병역 이행으로 인기를 끄는 연예인과 체육인이 속속 등장하면서 풍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현빈과 최전방 육군부대 병장으로 전역한 송중기가 군 복무 이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병무청은 2012년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하게 된 이후 병역 회피가 의심되는 사람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혐의를 밝혀내고 사법기관에 송치하고 있다.
병역 회피 혐의로 적발된 사람은 2012년 8명, 2013년 44명, 2014년 29명, 2015년 40명, 올해 1∼8월 30명으로 집계됐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