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조철현 비오 신부의 통장 잔고는 늘 항상 '0원'이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이웃과 나눴습니다"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평생 헌신하며 살아온 조철현 비오 신부가 지난 21일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향년 7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통장 잔고가 0원이 찍혀 있던 조철현 비오 신부는 세상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도 유언을 통해 자신의 몸과 책을 기증했다.
지난 21일 광주 북구 임동주교좌대성당 빈소에서 조철현 비오 신부의 조카는 "신부님이 선종하신 뒤 통장 잔고를 보니까 매월 '0원'이 찍혀 있었다"며 "통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돈마저 소화자매원을 위해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쓰러진 뒤에야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5~6년 전부터 암을 앓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며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오로지 남을 위해 사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평소 사제들에게 마음을 비우고 나누면서 살아야 하다는 말을 자주했다는 조철현 비오 신부는 자신의 말처럼 나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어 왔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부조리에 맞서다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던 조철현 비오 신부.
말보다는 행동으로 몸소 실천했던 고인의 빈소는 광주 임동성당 지하강당에 마련됐으며 오는 23일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