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반도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과 일본 지진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 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차원에서 혹시 모를 지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매뉴얼 재정비와 뒤늦게 발송되는 지진경보 문자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22일 국민안전처와 관련 학계 등에 따르면 안전처의 전신인 소방방재청이 2010년 실시한 '지진피해 상황 시뮬레이션' 결과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할 경우 전국에서 67만여 명의 인명피해가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 남서쪽 10km 부근에서 진도 7.0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에서만 42만 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것으로 추산됐다.
경기도는 20만여 명, 인천은 4만 5천여 명 등 진앙지 인접한 지역에서 인명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으며 재산 피해는 전국 664만여 동의 건물 중 93만 개가 파손됐다.
또한 가스, 전력, 상·하수도와 같은 생활 기반 시설에 대한 피해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나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일본 지진조사위원회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도쿄대 교수는 지난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히라타 교수는 "과거 데이터를 보면 한반도에서 100년, 200년마다 규모 6.0 이상의 강진과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한국도 방재 교육을 통해 간접체험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상청은 22일 서울 동작구 본청에서 열린 '9.12 지진 정밀분석 중간 결과' 발표에서 "여진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규모 5.8 본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반박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이준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역시 "(발생 이후 패턴이) 일반적인 대형 지진과 다르지 않다"며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박순천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현장조사 대응팀을 꾸려 내년 3월 말까지 경주 지역의 지진을 정밀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지진이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어 조기경보 시간을 현재 50초 이내에서 7~25초로 단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