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우) MBC '시사매거진 2580'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일명 '김미영 팀장'으로 알려진 보이스피싱 일당을 소탕하는데 큰 공로를 세운 제보자가 신원이 알려지면서 살해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일명 '김미영 팀장' 일당이라 불리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제보한 김 모 씨가 신분이 노출돼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김씨는 자신에게 접근한 보이스피싱 일당을 1년간 파악한 뒤 알게 된 정보를 한국의 경찰관에게 넘겨줬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안일한 업무처리로 보이스피싱 관계자에게 김씨의 신원이 알려지게 됐다.

이후 보이스피싱 일당은 김씨에게 '444-4444'로 된 전화번호로 "죽여버리겠다", "사지를 잘라서 묻어버리겠다" 등 소름끼치는 문자로 살해 위협을 하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

이에 김씨는 경찰과 검찰에 정식 항의했지만, 이들로부터 이사비용과 위로금 명목으로 350만 원을 받은 뒤 "더이상 해줄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씨는 이 일로 지인의 집을 전전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공로를 인정받아 한 계급 특진했다.

김씨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었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사건이어서 위원회에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서면 답변서 한 장만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김씨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내부고발자들은 한 둘이 아니다.

내부고발자와 공익제보자 등에 대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내부고발자 보호법'이 마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보자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인 국가가 감독기관인 국가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