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외교부와 여가부 등 정부 부처가 "할머니 대다수가 합의를 받아들이고 재단 설립을 원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CBS노컷뉴스는 여성가족부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국내 거주 피해자 제3차 개별 방문 결과' 보고서에서 "당사자 대부분이 '재단 사업을 조속히 실시하기를 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국내 거주 피해자 중 경기 광주 나눔의 집 거주자 7명,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 3명을 비롯한 10여 명의 할머니는 당시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당시 준비위원장)과의 면담을 거부하거나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은 "당시 자리에 나왔던 이옥선 할머니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명확히 얘기했고 박옥선 할머니도 '그냥 여기 온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을 뿐"이라 말했다.
할머니들은 정부 관계자가 본인들을 찾아와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을 뿐, 재단 설립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당시 제가 이것저것 말씀드릴 때 그분들은 웃으시거나 고개를 끄덕거리시거나 대답을 아예 안 하시기도 했다"며 "그래서 말씀 나누고 손잡아드리고 안아드리고 나왔는데 그분들에게는 그게 면담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말씀이 오락가락 바뀌는 노인들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정확하지 않다고 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면담은 녹음까지 다 해 놨지만 신변보호상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가부에 앞서 지난 1월 외교부가 실시한 '제1차 개별 방문 결과'에서도 면담 당사자 18명 중 9명을 면담한 뒤 "할머니들은 생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과 정부의 노력을 대부분 긍정평가 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이들도 개별 보상 액수에는 관심을 표명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외교부와 여가부 등 정부가 실시한 세 차례의 조사 보고서에 '면담 결과 당사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적혀있지만, 정부는 이렇게 판단한 기준이나 근거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