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30일(월)

"'명존쎄' 정말 할거냐"는 최귀화 질문에 마동석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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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 '부산행'에서 노숙자 역으로 관객에게 제대로 눈도장 찍은 '연기파 배우' 최귀화다.


최귀화는 최근 MBC 인기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걸출한 입담으로 남다른 '예능센스'도 증명하며 포털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곧 영화와 드라마에서 얼굴을 자주 보게 될 '대세 배우'가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곡성', '봉이 김선달', '부산행', '터널' 등 2016년 화제작에 모두 출연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요즘 '잘 시간도 없이 바쁘다'는 최귀화가 지난 8일 인사이트 사무실을 직접 찾아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부산행 흥행 스코어'를 화제로 가겹게 대화를 시작하자, 최귀화는 배우 김의성의 '명존쎄 공약'을 거론하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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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이 크게 흥행할 때 '명존쎄'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최귀화는 배우 마동석에게 직접 '명존쎄'에 관해 물었다고 했다.


참고로 '명존쎄 공약'은 배우 김의성이 "부산행이 1,200만명 관객을 넘으면 마동석에게 '명존쎄'를 부탁하겠다"고 말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사건'이다.


여기서 '명존쎄'는 '명치를 매우 세게 때리고 싶다'는 뜻의 신조어로, 마동석에게 명치를 기꺼이 한대 맞겠다는 '살인 공약'으로 누리꾼들을 폭소케 했다.


최귀화는 "너무 궁금해서 마동석 형에게 김의성 선배를 정말로 '명존쎄'할 생각이냐"고 물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마동석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마동석은 "정말 1,200만명 관객이 돌파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감히 하늘같은(?) 선배님을 때리겠냐"고 농담을 했다.


그래도 흥행이 이어져 1,200만명 관객 돌파가 실현되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동석도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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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부산행 흥행으로 배우들과 스텝들의 분위기가 얼마나 훈훈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농담으로 주고 받은 덕담이었지만 영화 '부산행'이 흥행 돌풍을 일으킨 탓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은 '명존쎄 공약'을 놓고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우정과 의리를 과시했다고 했다.


최귀화는 영화 부산행에서 수많은 배우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그중에서 인기 배우 공유와의 인연도 소중한 만남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최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최귀화는 '부산행'에 출연한 공유와 총 4번의 술자리를 가졌지만 끝내 말을 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인사이트와 인터뷰에서도 공유는 "공유 씨"라고 했지만, 마동석을 지칭 할때는 "동석이 형"이라는 편한 호칭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동석이 형과 그동안 5개의 작품을 함께해서 사석에서도 편하게 부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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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화는 지난 2011년 영화 '인류멸망 보고서'부터 '군도', '부산행', '섬. 사라진 사람들', '원더풀 라이프' 총 5편의 작품에서 마동석과 호흡을 맞췄다. 이쯤되면 보통 인연은 아닌 셈이다.


덕분에 다른 배우를 언급할 때보다 마동석과 관련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표정이 더 유쾌하게 변했다.


최씨는 "부산행 찍을 때 배우들과 시내로 놀러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공유 씨는 마스크를 하고 지나갔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 그런데 동석이 형은 모두가 알아봤다. 제 등 뒤에서 숨어서 가는데 500m 앞에서 '마동석이다!'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최귀화는 이때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배역을 묻는 질문에 깊은 생각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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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공사장 인부역을 연습했던 '국가대표'라는 영화"라고 운을 뗐다.


최귀화가 영화 '국가대표'를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라고 말한 이유를 끝까지 듣고 난 뒤 기자는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졌다.


'국가대표'에서 최귀화가 처음으로 '큰 배역(?)'으로 출연해 가장 잊을 수 없는 영화로 꼽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정반대였다. 최씨는 오래 전 '국가대표'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영화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고 하루 종일 고생했는데 나중에 영화가 개봉하고 난 뒤 '통편집'된 것이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 그 장면이 영화에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종 편집본에는 그렇지 못했고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이름 석자도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배고프고 춥던' 단역 시절과 어려운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최귀화가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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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기를 워낙 좋아하고,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배우 일을 하면서 후회 같은 건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최귀화를 보면서 어쩌면 배우에게 '연기'는 오랜 기다림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기 안에 있는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끝으로 배우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그는 "학생들이 '엑스트라는 출연료가 얼마냐', '학원 다니려 하는데 추천해줄 만한 곳이 있냐' 등 페이스북 메시지로 질문을 많이 한다.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먼저 부딪히는 게 좋다'라는 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시간에 먼저 부딪혀 보는 게 좋다. 하고 싶으면 마음이 가는대로 하는 거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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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 20년. 최귀화는 아직 제대로 된 주연에 캐스팅되진 못했지만 연기력 하나만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순간 연기 인생에서 제대로 '첫발'을 내딛은 셈인데 '출발선'에 선 그 느낌이 너무 좋아 보인다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가 지나고 1~2년이 지나면 '배우 최귀화' 그의 이름이 당당히 주연 배우 명단에 오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에겐 배우로서 '열정'과 '근성'이 가득해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스케줄 때문에 서둘러 출발해야 한다는 최귀화의 뒷모습이 너무 경쾌해 보였다. 최귀화가 펼칠 다음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 사진 =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