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에 이뤄지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 가운데 남성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이 올해 2월 3일부터 7월까지 수사한 데이트 폭력 293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가운데 여성은 전체의 82.9%인 243명으로 절대다수였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 남성도 10명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여자친구와 치고받은 남성도 전체의 13.7%인 40명이나 됐다.
남성 피해자는 '결별했는데 다시 만나주지 않는다', '다른 여자를 만난다' 등의 이유로 뺨을 맞거나 우발적으로 폭행을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경찰은 24일 전했다.
지난 4월 말에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대 여성이 집에 찾아가 가위로 100만원 상당의 옷가지를 찢어버리고 시계 등 금품 210만원 상당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쌍방 폭행은 여성이 먼저 때린 경우와 남성이 먼저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반반 정도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남성의 경우 맞거나 피해를 봐도 자존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제 남성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데이트 폭력 피해자는 무조건 여성일 것이라는 생각은 옛날 사고방식"이라며 "남성이 피해를 보는 경우는 사인이 비교적 가볍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부산에서 데이트 폭력으로 붙잡힌 피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284명)보다 3.2% 증가한 29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8명이 구속됐다.
유형별로는 폭행이나 상해가 226명(77.1%)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40명, 13.7%), 성폭력(11명, 3.8%)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179명으로 전체의 61.1%를 차지했고, 40∼50대(84명, 28.7%)와 60대 이상(17명, 5.8%)이 뒤를 이었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