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잠을 잔 뒤 복습을 하는 것이 학습효과가 가장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 리옹대학 심리학과 스테파니 마차 교수팀은 학습시간 사이에 잠을 자면 복습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고 배운 것을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수면이 기억력과 관계있다거나, 낮잠이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거나, 반복 학습이 장기 기억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연구결과들이 여러 있다.
마차 교수팀은 수면과 반복 학습을 결합하면 기억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려 성인 4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단어 학습과 기억력을 검사했다.
1차 학습에선 프랑스어-스와힐리어 단어쌍 16개를 무작위 순으로 7초 동안 보여주고 외우게 한 뒤 스와힐리어 단어를 보여주면 그에 맞는 프랑스어를 답하게 했다. 이후 올바른 단어쌍을 4초간 보여준 뒤 다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16개 단어를 모두 맞힐 때까지 공부를 시켰다.
1차 학습이 끝난 지 12시간 뒤 다시 시험을 보고 16단어 모두를 맞힐 때까지 복습시켰다.
이때 한 집단은 오전에 1차학습을 하고 당일 저녁 복습을 시켰으며, 다른 집단은 1차학습을 저녁에 한 뒤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에 복습을 시켰다.
1차 학습 때엔 두 집단 모두 16개 단어를 다 맞혀 정답률과 학습시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2시간 뒤 시험에선 중간에 잠을 잔 집단은 16단어 중 평균 10개를 맞혔지만 비수면집단은 7.5단어를 맞히는데 그쳤다.
또 16개 단어를 모두 맞히기까지 반복 학습을 한 횟수도 수면집단은 평균 3회였으나 비수면 집단은 평균 6회였다.
이는 수면집단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덜 노력하고도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차 교수는 "수면이 기억을 어떤 방식으로인가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정보가 더 빠르게 뇌 속에서 재처리돼 복습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1주일 뒤에 치른 시험에서 수면집단은 평균 15단어를 기억했지만 비수면집단은 11단어만 기억했으며, 이런 장기 기억력의 차이는 6개월 뒤에도 이어졌다.
실험 참가자들이나 두 집단 간의 실험 전 단기 및 장기 기억력, 실험 중 수면시간이나 수면의 질 등에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나 어떤 간격으로 얼마나 오래 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밝힌 것은 아니다.
이 연구는 프랑스 국립연구청(ANR)이 운영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Investissements d’Avenir) 프로그램의 자금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심리과학회(APS)는 최근 이 연구결과를 학회지에 싣고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냈다.
APS는 미국심리학회가 확대 개편, 설립된 것으로 80여 개 나라 2만5천여 명의 심리 관련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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