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대한배구협회의 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에 대한 지원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배구계에서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세트 점수 1대 3으로 패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부동의 에이스' 김연경 선수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박정아 선수 등이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안타깝게도 패배하고 말았다.
여자 배구의 8강 탈락이 확정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패배의 책임을 박정아 선수에게 돌리며 악성 댓글을 퍼부었다. 하지만 경기력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한배구협회의 지원이었다는 것이 배구계 안팎의 평가다.
실제 여자 배구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이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배구계 한 관계자는 "터질 것이 터졌을 뿐"이라며 오히려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한배구협회의 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에 대한 지원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재정난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협회는 전임회장 시절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배구회관 건물을 무리하게 매입하면서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떠안았다.
이로 인해 배구 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부실해지는 건 당연했고 돈이 부족해지자 협회는 각종 명목으로 연맹과 구단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자 배구 대표팀의 선수단은 총 16명이지만 대한배구협회 직원은 단 한 명도 리우에 오지 않았다.
담당 통역이 없어 중계 방송사 아나운서가 공식 기자회견 통역을 맡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대한배구협회는 "AD 카드가 부족해 선수촌 입촌이 불가능하다"며 "리우에 가도 지원이 어렵다"고 궁색한 변명만을 내놓았다.
게다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20년 만에 금메달을 딴 여자 배구 대표팀의 '김치찌개 회식' 뒷풀이는 얼마나 협회가 무책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에 배구계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떠안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