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가던 여성이 담배를 꺼달라는 요청에 뺨을 때린 남성을 밀쳤다는 이유로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10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지하철역 입구 인근 횡단보도에서 20대 여성 A씨가 50대 중반 남성 B씨에게 뺨을 맞고 112로 신고했다.
7개월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운 A씨는 앞서 B씨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B씨는 뒤를 따라와 횡단보도를 건너던 A씨의 뺨을 때렸고, A씨는 팔을 휘두르고서 B씨를 밀쳤다.
A씨는 출동한 경찰이 자신에게 쌍방폭행 혐의를 적용해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로 조사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담은 글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는 여러 인터넷 카페 등으로 퍼져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엄마가 먼저 폭행을 당한 뒤 자신과 아기를 보호하고자 밀었는데 어떻게 정당방위가 아닌 쌍방폭행이 될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금연구역에서 애 엄마 뺨을 때린 남성과 이에 저항한 엄마를 경찰에서 똑같이 취급하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고 댓글을 썼다.
경찰은 정당방위 여부 등을 조사하던 중 B씨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A씨에 대한 폭행 혐의는 조사하지 않고, B씨만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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