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타고난 그림 영재 한우림 군의 꿈이 천편일률적인 입시 제도 때문에 무너졌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영재 발굴단'에서는 미술 영재였던 한우림(17) 군이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게 된 사연이 그려졌다.
과거 전문가로부터 "고흐가 생각난다"는 극찬까지 받았던 우림이는 예고가 아닌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화풍을 가졌어도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동일하게 순수 미술을 해야 했기 때문.
우림이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그림이 아닌, 조각을 있는 그대로 옮겨 그려야 하는 입시 미술 앞에 주눅 들었고 결국 열등감을 느끼다 꿈을 포기했다.
제작진은 이런 우림이를 도와주고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곽남신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는 우림이의 '미술 입시 트라우마'를 깨주기 위해 정면돌파 방법을 택했다.
교수는 우림이에게 '석고상'을 그려보라고 요구했다.
역시나 우림이는 미술학원에서 배운게 생각났는지 괴로워했다.
그 순간 교수가 다시 들어와 석고상을 깨부수며 "명암을 넣으려 노력하지 말고 (그동안 네가 그렸던 것처럼)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라"고 요구했다.
그제야 우림이는 강박이 사라진 듯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때때로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방식은 아이들의 영재성을 잃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용산에서 PC를 팔고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재능 있는 아이들을 똑같이 만드는 입시 문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봐야겠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