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부사관이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을 발견, 즉각적인 응급조치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해병대 제9여단에서 근무하는 김창기(41) 상사다.
9여단에 따르면 김 상사는 지난달 14일 오전 7시 47분께 출근하던 길에 서귀포시 한 도로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고등학교 3학년 권모군을 발견했다.
당시 권군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에서는 피를 흘리고 갈비뼈가 부러져 피가 목까지 차오르는 등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운 위급한 상태였다.
김 상사는 즉시 기도를 확보해 권군이 자력으로 호흡하도록 유도하고 출혈 부위를 지혈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다.
현장을 지키며 응급조치를 하던 김 상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도착하고서야 권 군을 인계했고, 이후 평소처럼 출근해 업무를 봤다.
권군은 3주가량 의식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달 말이 돼서야 의식을 회복했고,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서귀포소방서는 지난 21일 이 소식을 김 상사에게 알렸고, 김 상사는 지난 26일 권군 부친의 초청으로 병문안을 다녀왔다.
권군의 아버지 권순형(55)씨는 "의사로부터 초기대응을 잘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며 "아이가 의식을 회복한 뒤 초기대응을 해준 은인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119를 통해 알게 됐다.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김 상사는 신속한 응급조치로 인명을 구조한 공으로 다음달 1일 서귀포소방서로부터 표창을 받는다.
9여단 관계자는 "구조요원의 말을 들어보니 김 상사가 제때 기도 확보를 하지 않았다면 권군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며 "김 상사가 부대에 알리지 않아서 뒤늦게 소방서의 연락을 받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부대에서 김 상사를 포상하고 '해병대를 빛낸 해병'으로 전 장병에 전파했다"고 전했다.
김 상사는 "해병대는 국민의 군대이고, 제주도는 해병대 제2의 고향인데 위급상황에 처한 제주도민을 구조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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