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심폐소생술 중 메르스 감염' 신교연 간호사 국민포장

인사이트보건복지부


신교연(40·여) 간호사에게 작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업무로 한창 힘들던 시기에 발생했다. 간호사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던 중 80대 남성 메르스 의심환자가 자신이 일하는 건양대병원을 찾아왔다.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자 신 간호사는 동료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감염 공포는 전혀 없었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심폐소생술에 가장 숙련된 자신이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심폐소생술 후 신 간호사에게도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결국 감염자가 됐다. 의료현장의 메르스 전사(戰士)였던 그는 20여일간 격리 치료를 받으며 환자로서 다시 메르스와 사투를 벌였고 결국 극복했다.


신 간호사는 29일 헌신적으로 메르스와 싸워온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유공자 포상식에서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신 간호사는 수상 소감을 위해 단상에 나섰다가 메르스 사태 당시와 지난 1년을 생각하며 북받치는 감정에 그만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식장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지난 1년간 너무나 두려웠고 고통스러웠다"고 말문을 뗀 신 간호사는 "19년 임상 경험을 하면서 하루하루 보람과 의미를 잃어가고 있을 때 메르스를 앓았다"며 "메르스 판정을 받고 지역사회나 동료들이 겪을 혼란과 피해를 생각해 너무나 두려웠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갑자기 국민 여러분들과 동료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절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다"며 "제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메르스를 처음 겪고 퇴원하면서 저 스스로 약속했던 것이 있습니다. 어떤 순간이 와도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동료와 병원이 겪은 피해와 위로, 책임을 묵묵히 다하는 의료인에 대한 격려와 응원으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겠습니다."


이날 포상식에서는 신 간호사를 비롯해 작년 메르스 사태에서 각자 자신이 맡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워온 40명(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포함)이 수상했다.


메르스 사태의 최전선이던 국립중앙의료원의 안명옥 원장과 민관합동 TF와 즉각 대응팀,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한 민간 전문가 김홍빈 서울대 교수가 훈장을 탔다.


신 간호사 외에도 메르스 1번 환자 등 중환자 30여명을 진료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조준성 호흡기센터장과 혈액투석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1인 1투석실'을 만들어 메르스 확산을 막은 김숙녕 강동경희대병원 간호본부장이 국민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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