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슨을 비롯한 게임회사의 가상 계좌가 사기에 악용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울산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이달 초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계좌로 돈을 보내고도 물건을 받지 못한 것이다.
제습기를 구매하려던 A씨는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판매자는 계좌번호를 알려 주면서 예금주는 '넥슨'이라고 말했다.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제습기 구매비 5만원을 계좌로 입금했지만, 판매자는 연락을 끊고 물건도 보내 주지 않았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알고 보니 이 계좌번호는 넥슨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상 계좌였다.
게임 아이템을 사려면 게임 머니를 충전해야 하는데, 그때 이 가상 계좌에 돈을 입금해야 한다.
게임 이용자라면 게임 머니를 충전할 때 누구나 부여받을 수 있는데, 이 계좌가 사기에 악용되고 있다.
보통 사기범들은 가상 계좌를 개설한 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거짓 판매 글을 올린다.
구매를 희망하는 피해자들에게 연락이 오면 가상 계좌를 알려주고 이 계좌로 돈을 받는다.
이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사 다시 되파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와 SNS 등에도 비슷한 유형의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경우 가상 계좌로 충전할 수 있는 게임 머니가 최대 5만원이기 때문에 피해자들 대부분 같은 금액을 피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장신구를 5만원에 파는데 예금주가 '넥슨'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사지 않았다"며 "이러한 경우엔 100% 사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에 나서는 한편 "중고물품 거래 시 예금주명이 수상할 경우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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