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신임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의 첫 행보가 심상치 않다. 선수들은 비즈니스석에 앉히고 본인은 이코노미(일반)석을 타고 12시간을 비행했다.
맨유 선수단은 20일(한국시간) 프리시즌 경기가 열리는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맨유 선수단이 탄 에어버스 A330 기종은 30개의 비즈니스석을 갖추고 있는데, 이 중 25석은 선수 몫으로 돌아갔다. 4석은 고령의 구단 임원 및 전직 선수들이 앉았고 나머지 1석이 모리뉴 감독 좌석이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비즈니스석을 사양했다. 코치들이 이코노미석에 앉은 것을 보고, 본인도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하겠다고 한 것이다.
영국 현지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1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의 행동을 두고, '선수단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는 무리뉴 감독은 20일 중국에 도착해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라며 "무리뉴 감독이 이코노미석에 앉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희생과 팀 워크를 다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에 도착한 무리뉴 감독은 상하이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훈련을 지휘했다.
맨유 선수들은 중국 현지 스폰서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가해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기자회견엔 웨인 루니(31)와 안데르 에레라(27), 헨리크 므키타리안(27)이 참석했으며 맨유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제이미 리글 이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루니는 "새 시즌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라며 "무리뉴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우리 선수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 시즌을 웃으면서 시작해 웃으면서 끝내겠다"라고 밝혔다.
제이미 리글 이사는 맨유의 중국 방문 이유를 묻는 말에 "우리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며 "스포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우리의 경험은 중국 축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영국 현지에선 맨유의 중국 방문엔 마케팅 외에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맨유가 엄청난 이동 거리를 소화하면서 중국에 간 까닭은 중국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라면서 "맨체스터 시티도 작년에 구단 자본의 13%(2억6천500만 파운드)를 중국 자본 CMC(중국 미디어 캐피탈)컨소시엄에 매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유럽 축구 시장의 '큰 손'이 되고 있다.
중국 가전유통업체 쑤닝은 이탈리아 명문구단 인터밀란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이탈리아 명문구단 AC밀란도 중국 자본에 인수됐다.
맨유는 중국 상하이에서 22일 도르트문트(독일)와 연습경기를 한 뒤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25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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