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1:29:300 법칙이라고도 하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이는 사고로 인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다는 법칙이다.
즉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하인리히 법칙이 최근 발생한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연쇄 추돌 사건에 적용된다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는 관광버스가 K5 승용차를 포함 총 5대와 추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20대 젊은 여성 4명이 숨졌으며 또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던 16명도 크게 다쳤다.
그런데 봉평터널의 사고는 이번 발생한 사고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04년부터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인근에서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총 11건이 발생했는데, 이중 8건은 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였다.
아래 봉평터널에서 일어난 연쇄 추돌 사고 8건을 모아봤으니 확인해 보자.
1. 2005년 2월 20일. 60살 장모씨가 운전하던 45인승 버스가 차량 정체로 앞서 정차해 있던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 5대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사고로 버스 승객 안모(49.서울시)씨가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며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2. 2008년 2월 8일. 오후 2시 30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부근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
3. 2008년 5월 10일.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봉평터널 내에서 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총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4. 2009년 8월 7일. 오후 3시40분께 26살 김모씨가 운전하던 아반떼 승용차가 앞서 가던 프라이드 승용차를 들이받아 앞선 차량 3대가 잇따라 부딪치는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8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5. 2012년 9월 30일. 오후 4시쯤 봉평터널 안에서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6. 2014년 8월 22일. 오전 11시55분쯤 봉평터널에서 1.5t 화물차량을 3.5t 화물차량이 추돌하는 사고 발생해 운전자 모두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7. 2016년 1월 3일. 차량 4대의 추돌사고로 2대가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8. 2016년 7월 17일. 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6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과거 봉평터널에서 일어난 8건의 추돌사고는 이번 4명의 목숨을 앗아간 5중 추돌 사건의 징후와 전조라고 볼 수 있다.
봉평터널뿐 아니라 전국 터널 내 교통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터널 운전의 위험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것이다.
터널은 사고 시 대피소가 마땅치 않으며 터널을 빠져나가기도 힘들어 유독 물질 유출, 화재로 인해 2차 사고가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앞으로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터널 운전의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강조되며 터널 운전 시 꼭 지켜야 하는 안전거리 확보, 속도 제한 등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기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운전 중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또 다른 사고가 예견된 장소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