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세븐일레븐 믿고 점포 냈다가 뒤통수 맞은 편의점 사장님

인사이트편의점 세븐일레븐 (좌) gettyimages, 수원 편의점에 붙어있는 안내문 (우)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가맹점주를 상대로 횡포를 부려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븐일레븐 수원웃거리점에는 '투자금 날리고 문 닫고 떠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편의점주 임모씨는 "장사 잘되는 곳은 건물주에게 빼앗겼다. 그런데 장사 안되는 곳은 끝까지 해야할 처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임씨는 "세븐일레븐 말만 믿고 투자했다 투자금을 날렸다"며 분노했다.


원래 세븐일레븐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던 임씨는 지난 2014년 12월 본사 직원의 "수원웃거리점을 6개월만 맡아달라"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됐다.


이 점포에서 임씨는 본사 측의 이야기와 달리 너무 장사가 안돼 당초 계약 기간인 6개월을 지킨 뒤 회사 측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본사는 임씨의 계약 해지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고 임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점포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에서 운영하고 있다. gettyimages


그러던 와중에 임씨는 수원웃거리점에서 입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3번째 편의점을 오픈했다. 


다행히 이 편의점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어 수원웃거리점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편의점이 잘 되자 건물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임씨에게 "매장을 비우고 나가라"고 명령했다.


임씨는 2년을 계약함에 따라 건물주의 요구에도 계약 기간을 지킬 수 있었지만, 편의점 본사 직원이 "수원웃거리점을 다시 맡아서 하면 좋은 조건에 계약해주겠다"는 제안에 수원웃거리점을 다시 맡았다.


그러나 수원웃거리점에서 얻는 수익은 이전과 다를 바 없었고 건물주에 뺏긴 점포보다 크게 부족했다.


임씨는 결국 지난 6월 수원웃거리점의 가맹 계약을 해지한 후 투자금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본사 직원은 "차기 가맹주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임씨의 요청을 차일피일 미뤘고, 오히려 그동안의 전기세와 인터넷비용 등을 임씨에게 청구했다.


인사이트

코리아세븐은 최근 비자금 창구로 사용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좌) gettyimages, 임씨와 세븐일레븐 본사 직원의 문자 (우)


이런 이유 때문에 임씨는 수원웃거리점에 '호소문'을 게시했다. 이렇게라도 호소 하지 않으면 대기업의 횡포로 인한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인사이트의 취재가 이뤄지자 세븐일레븐 측은 지난 14일에 "행정상 오류가 있었다"며 "임씨가 편의점을 운영한 시점부터 일할계산 뒤 퇴직금을 돌려주기로 협의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임씨는 "세븐일레븐과 합의하기는 했지만 아직 문서로 받은 것이 없다"며 "이전까지 세븐일레븐이 보인 태도를 봤을 때 믿을 수 없다"며 푸념했다.


이어 임씨는 "겨우 수원웃거리점에 대한 점포 정리는 마쳤다"면서도 "하지만 투자금을 받기까지는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 6월 정식 계약서를 들고 갔으나 임씨가 '다 그만 두겠다'며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조성한 300억대의 비자금 중 일부를 조성한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코리아세븐 본사를 압수 수색을 하는 한편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