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예상치 못한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결승전을 고작 25분밖에 뛰지 못했지만 벤치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호날두.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동료들에게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줬던 그를 향해 포르투갈 산토스 감독은 "호날두는 벤치에서 뛰었다. 주장으로서 최고의 역할을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다른 동료들도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에데르는 "호날두가 나에게 골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 골을 넣었다"며 "호날두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힘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승리의 공을 호날두에게 돌렸다.
이처럼 호날두가 경기장 안팎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가 경기를 뛰고, 안 뛰고 차이도 분명 있지만 이번 '감독 모드'처럼 호날두는 경기장 밖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하며 팀에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 이기고자 하는 정신)'을 불어넣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유로 2016 결승전으로 교체되어 나갈 때 그가 흘렸던 '통한의 눈물'과 벤치에서의 '호통'은 포르투갈 선수들을 결집시켰다.
이런 호날두의 '위닝 스피릿'이 빛난 순간은 결승전 말고도 또 있다. 바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던 폴란드와의 8강전이다.
당시 호날두는 산토스 감독과 승부차기 키커 순서를 놓고 상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중앙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로 그는 승부차기에 자신 없는 표정을 지으며 선수들 사이에 숨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티뉴는 4년 전 열린 유로 2012 4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실축을 한 경험이 있다.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했던 무티뉴는 그때부터 승부차기 차는 것을 꺼렸다.
그런 무티뉴를 호날두는 강하게 독려했다.
호날두는 "나와! 나와! 나와서 승부차기 차!"며 "마음 굳게 먹어. 너 잘 차잖아"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줬고, 그래도 자신이 없어 보이는 무티뉴의 옆을 같이 걸으며 "이제 승부는 신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후 호날두는 뮤티뉴가 3번 키커로 나서 공을 차는 순간 두 손을 모아 기도까지 했는데, 무티뉴는 호날두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승부차기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포효했다.
이렇듯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유로 대회에서 호날두가 몸소 보여준 것처럼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던 호날두는 동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며 하나로 결집시켰고 '우승'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어냈다.
유로 2016을 통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리더' 호날두는 시간이 지나도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호날두는 이변이 없는 한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포르투갈 주장으로 나올 것이다. 그때도 그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더 나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