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해병대에서 왕따와 폭행, 성추행에 이어 '식고문'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방송된 SBS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에서는 충격적인 해병대의 가혹행위 실태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
지난 3~5월 경북 포항의 한 해병대 부대에서 A상병 등 병사 4명은 식사 후 B일병을 PX(국방마트)에 데려가 빵, 과자, 음료수 등을 강압적으로 먹인 사실이 드러났다.
양껏 밥을 먹은 B일병은 선임들의 강요에 못 이겨 빵 8봉지와 초콜릿 파이 한 상자, 우유 3팩, 컵라면 2개를 강제로 먹어야 했다.
B일병의 선임들은 며칠 뒤에는 치킨 두 마리와 과자 3봉지, 초콜릿 파이 한 상자 등을 한 자리에서 먹게 하는 등 '악기바리'라는 이름으로 B일병에게 '식고문'을 가했다.
'악기바리'는 해병대에서 통상 먹는 것에도 악바리 기질을 발휘하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임들은 B일병이 음식을 먹는 동안 한숨을 쉬거나 힘든 티를 내면 욕을 하고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부대에서는 A상병과 병사들에게 영창 2일과 휴가제한 등의 가벼운 징계를 내린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줬다.
해병대 출신 전역자들은 "섬 지역 부대에서는 '악기바리'라는 이름으로 바퀴벌레, 개구리, 메뚜기, 뱀 등을 먹이기도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해병대는 지난 2011년 강화도의 한 부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대 내 가혹행위가 벌어지고 있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A상병이 B일병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진술도 나와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사소한 가혹 행위도 근절 대상인 만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