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르는 건 싫은데 뱃속의 새끼를 낳긴 해야겠고..."
지난 3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편이 아침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뻐꾸기 엄마의 '비정한 모정'을 그려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해당 방송분에 따르면 모성애가 없는 뻐꾸기 엄마는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남의 둥지에다가 몰래 알을 낳아 다른 부모 밑에서 자라게 하는 '탁란'을 한다.
어떤 새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을까 며칠간 고민한 뻐꾸기는 마침 딱새가 산란한 것을 주의 깊게 지켜봤고 딱새 부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찰나를 노렸다.
알의 개수가 하나 더 많으면 들킬까 염려한 뻐꾸기는 딱새 부부의 알 하나를 없앤 뒤 딱새 부부의 둥지에서 알을 낳고 재빠르게 자리를 떴다.
딱새 엄마는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알을 없앤 원수의 알을 품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작은 몸으로 알들을 몇 날 며칠 동안 품기 바빴다.
딱새 엄마의 온기 덕분에 첫 알이 부화했다. 그러나 하필이면 뻐꾸기가 제일 먼저 부화했고 이어서 딱새 새끼들이 차례대로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떡잎부터 딱새 새끼보다 우월하게 큰 뻐꾸기는 몸집이 작은 딱새 새끼들을 큰 몸으로 깔아뭉개면서 딱새부모가 물어온 먹이를 제 혼자 받아먹느라 분주했다.
녀석의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딱새 부부가 먹이를 잡으러 나간 사이에 아직 부화가 안된 딱새알을 둥지 밖으로 밀거나 아기 딱새를 내쫓았다.
전문가는 "뻐꾸기 새끼가 딱새 알 또는 부화된 새끼가 있다면 새끼까지 다 밀어낸다"며 "뻐꾸기 혼자 남아서 딱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혼자 독차지하죠"라고 뻐꾸기의 무서운 본성을 설명했다.
결국 몸집이 작은 딱새 새끼와 알은 둥지 밖으로 떨어졌고 이 모습을 본 어미는 울부짖었다.
해당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우는 게 유난히 구슬펐던 뻐꾸기가 이럴 줄은 몰랐다"라며 "너무 소름 돋고 화가난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