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23일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예산의 삭감 결정과 관련,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 지원은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네스코 내에서도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민간이 추진하는 게 기본정신"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기록 등재가 제대로 되려면 민간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정부에서 그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예산 삭감 결정이 지난해 12월 한일 협상에서 위안부기록물의 등재 사업을 보류키로 했다는 '이면합의설'과 관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한일협상에서) 그런 내용(이면합의)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강 장관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하려면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재청의 컨설팅을 받아야 했는데, 그때 나온 이야기가 민간 기구로 넘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었다"며 "(금년도 예산을 편성할 땐) 그 부분(문화재청의 컨설팅)을 점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여성부는 2016년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사업 항목에 4억4천만원을 배정했으나 지금까지 이를 집행하지 않았으며,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해당 항목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야당 의원들은 여성부가 위안부 피해역사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강하게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면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안일하게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해 12월말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직후 두 정부가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을 보류키로 이면합의 했다는 일본언론 보도 등을 언급, "예산을 추진할 땐 그럴 마음이 없다가 한일 협상이 끝난 직후 중단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가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 뒤 경기도 광주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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