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촉망받던 신인 프로야구 선수가 조직폭력배로 전락했다.
전과 24범으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이 남성은 최근 전통시장 상인에게 돈을 뜯다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A(29)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구에 소질을 보였다.
6학년 때 시속 135㎞의 공을 던졌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타고난 어깨와 운동신경으로 주변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재능을 엉뚱한데 발휘했다.
걸핏하면 싸움을 벌였고 또래에서는 그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
중·고교 시절에는 인근 학교 불량 청소년들이 A씨를 '부산 대가리(짱)'라고 추켜 세우며 그를 따르기도 했다.
A씨는 나쁜 짓도 서슴지 않았다. 퍽치기나 절도로 성년이 되기까지 경찰에 9차례 검거됐다.
A씨는 사고뭉치였지만 그의 재능을 높게 산 주변 사람들 덕분에 야구부 활동은 계속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A씨가 언젠가 마음을 잡을 것이라며 나쁜 일에 휘말릴 때마다 적극적으로 도왔다.
경기 성적은 곧잘 나왔다.
이 때문에 문제아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2007년 촉망받는 신인 중의 한 명으로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하기도 했다.
A씨의 선수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2달 만에 구단을 박차고 나왔다.
A씨는 "당시 전과자인 나에게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털어놨다.
야구계를 떠난 A씨는 부산 남포동을 무대로 활동하는 '재건 20세기파' 조직폭력배로 전락했다.
2014년에는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강력범죄도 잇따라 저지르며 전과 24범이 됐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중구 부평동 전통시장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영세상인 B씨에게 5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뜯었다가 지난 2일 경찰에 검거됐다.
A씨는 당시 조폭 후배 2명을 대동하고 몸에 있는 칼자국과 문신을 보여주며 B씨를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2일 A씨를 갈취 혐의로 구속하고, A씨의 조폭 후배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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