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92억 세금들인 동춘서커스장 한 번도 못쓰고 철거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혈세 92억원이 투입된 부천 상동 동춘서커스장이 한 번도 쓰이지 못한 채 철거된다.


26억2천만원을 들여 조성된 상동 한옥마을 역시 활용도가 낮아 철거된다.


경기도 부천시는 2006년 말 시 예산 82억원과 경기도 예산 10억원 등 92억원을 들여 상동영상문화단지에 지하 2층·지상 3층·연면적 6천800여㎡ 규모의 동춘서커스 상설 원형 공연장을 건립했다.


공연장은 그러나 9년 6개월동안 단 한 번도 사용되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됐다.


부천시는 당초 동춘서커스단 측이 건립비 109억원의 72.5%인 79억원을 대고 나머지 30억원은 시가 부담하기로 약속하고 건립을 시작했다.


이후 동춘서커스단 측이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면서 시가 공사비 전액을 떠안아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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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는 그동안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내부 구조가 서커스 공연에 맞춰져 있어 이렇다 할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


시는 결국 서커스장을 완전 철거한 뒤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부천시는 또한 2008년 초 상동영상문화단지에 26억2천만원을 들여 한옥마을(한옥 9채)을 꾸몄다.


전통공예를 전승 발전시키고자 조성했으나 조성 초기부터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전형적인 실패 행정으로 꼽혀왔다.


시는 한옥마을 부지를 포함해 한옥 9채, 2008년 부천무형문화엑스포 개최 당시 건립된 무형문화재 전시관 등 3채, 영상단지 내 영업 중인 상가 건물 4채 등을 모두 신세계그룹에 매각한다. 신세계 측은 이곳에 복합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상가 건물 4채는 시 부지에 민간이 건립해 20년간 운영한 뒤 시에 기부하기로 돼 있었으나 지은 지 10년도 안돼 헐리게 됐다.


부천시의회의 한 의원은 22일 "민간인이면 100억원을 들여 그렇게 쉽게 서커스장을 건립했겠냐"며 "한건주의와 전시 행정으로 시민 혈세만 날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요즈음 부천시는 땅 팔아 돈이 많아서 그런지 100억원 정도는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서커스장 활용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았지만 나오지 않았아 지금으로선 철거한 뒤 부지를 매각하는 게 최선의 방안으로 생각된다"며 "한옥마을은 감정가로 매각하기 때문에 시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게 별로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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